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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418  SFTS 원흉 진드기, 철새 타고 날아든다
글쓴이:이현숙 조회:16257
2015-07-06 오후 1:57:10

tick-borne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습니다. '진드기가 매개하는, 진드기로부터 전염되는'이라는 뜻입니다. tick은 진드기라는 뜻의 일반 명사죠. 진드기로부터 전염되는 병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잘 알려진 쯔쯔가무시병에서부터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이른바 SFTS까지 다양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홈페이지에서 tick-borne으로 검색하면 진드기가 매개하는 각종 질병의 목록이 나옵니다. 진드기가 매개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물론 증상이나 치료법도 다른 질병들입니다.

SFTS는 메르스와 완전히 다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신종 감염병이라는 점에서는 메르스와 비슷합니다. 2013년 우리 나라에서 처음 4군 신종감염병으로 지정됐을 때 일명 '살인진드기'에 물리면 걸린다고 해서 진드기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했던 질병이기도 합니다. SFTS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바이러스로 플레보바이러스속 분야바이러스과에 속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Haemaphysalis longicornis, 즉 작은소참진드기에서 발견됩니다. 그러니까 모든 진드기가 아니라 작은소참진드기라는 특정 진드기 중에서도 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진드기에 물렸을 때 SFTS에 걸릴 수 있는 겁니다. '살인진드기'라는 표현이 사라진 것도, 진드기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은 맞지만 진드기가 주범은 아니기 때문이죠.

▲ 분야 바이러스 이미지

SFTS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만 보고됐습니다.(타이완이나 근처 국가에서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있을 수 있으나, 공식적으로 진단된 사실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발견된 SFTS 바이러스를 분석해봤더니, 세 나라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바이러스가 특정 경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이 3개국을 순환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지금까지 진드기가 어떻게 바다를 건너 이동하는지, 그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는데, 국내연구팀이 여름 철새의 이동 경로와 SFTS 발병지역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즉 SFTS 바이러스를 지닌 진드기가 철새를 타고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오간다는 겁니다. 중국의 경우가 아주 흥미로운데, 철새의 이동경로 상에 있는 장쑤성을 비롯한 6개 성에서만 SFTS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물론 진드기의 이동 경로가 단 한 가지는 아니겠지만,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국내 치사율이 35%에 달했던 SFTS 방역대책을 세우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했던 이근화 제주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도 "주기적으로 철새에 진드기가 있는지, SFTS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하고, 시기별로 어떤 철새에서 문제의 진드기와 바이러스가 확인된다고 하면 그시기에는 철새 서식지를 피하는 방법을 비롯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SFTS의 치사율을 낮추는 겁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지난해까지 치사율은 35%였는데, 올해는 6월 25일을 기준으로 14명 가운데 2명이 목숨을 잃어 14%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SFTS는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백신이나 뚜렷한 치료법이 없습니다만,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주목하고 있는 곳이 지난해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모두 완치된 제주도입니다. 제주대병원 감염내과 허상택 교수는 2013년부터 SFTS 환자들에게 '혈장 교환술(therapeutic plasma exchange)'을 시도해 좋은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보통 환자들은 처음에는 감기인 줄 알고 동네 병원을 오가다가 대학병원을 찾아온 뒤 급속도로 상태가 나빠지는데, 1주일 안에 콩팥과 간, 폐 등 각종 장기는 물론이고 뇌가 손상되기도 합니다. 숨을 거두기 직전에는 코와 입에서 출혈이 생기기도 합니다. 허상택 교수가 SFTS 환자들에게 메르스 환자들에게 적용된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인공호흡기 투석 장치 등을 모두 동원해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같은 플레보바이러스에 속하는 크리미안-콩고 출혈열(Crimean-Congo haemorrhagic fever virus, CCHF)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외국의 사례를 봤더니, '혈장 교환술'을 사용해 효과를 봤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시도를 한 겁니다.
▲ 크리마안-콩고 출혈열 관련 논문에 실린 새와 진드기 사진

허 교수에 따르면, 2009년부터 SFTS 환자를 치료해온 중국 자료를 보면 상태가 악화돼 결국 목숨을 잃은 환자들은 혈장 내 바이러스 농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환자 몸 안의 혈장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정상 혈장으로 바꿔주는 '혈장 교환술'이 도입된 겁니다. 허 교수는 환자의 상태가 많이 나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이 시술을 시도해 지난해 환자 6명을 모두 살렸고, 올해는 3명 가운데 1명만 잃었습니다. 이 시술은 한 회에 수백만 원이 드는 데다, 100%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만,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올해도 제주도 지역 SFTS 사망률이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날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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