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원인미상 폐질환 사망자가 정부의 공식발표보다 10배 가량 많은 102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통합당 이언주 의원은 ‘원인미상 중증폐질환 발생 규모 및 질병 특성 파악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분석, 실제 사망자는 102명(질병관리본부에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망자 63명, 시민단체에 접수된 사망자 52명)이지만 정부 공식 발표 사망자는 10명에 불과했다고 5일 밝혔다.

분석결과, 2006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으로 의심되는 폐질환 성인 환자는 75명이었으며, 이중 22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18세 미만 청소년 및 소아의 경우 138명의 환자 중 80명이 사망했다.

이 연구용역은 지난해 8월쯤 원인미상 중증 폐질환환자가 늘어나자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생규모 및 질병특성 파악을 위해 ‘대한 결핵 및 호흡기 학회’에 의뢰한 것으로, 2011년 8월에 시작해 2012년 3월까지 7개월간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2006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원인미상 중증폐질환으로 분류된 환자들의 영상의학자료와 조직병리학자료를 수집(35개 상급종합병원)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과 뚜렷하게 부합하는 소견을 보인 환자와 사망자를 조사한 것으로,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소속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졌다.

연구보고서 결과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용역에서는 폐질환 환자의 영상·병리자료만을 분석했을 뿐 가습기 살균제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며 “가습기 살균제와의 연관성을 논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용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나타나 있고, 바이러스, 세균 등에 의한 전염성 질환은 아닌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가족 구성원 내에서 동시에 발병한 비율이 매우 높은 점을 강조해 원인 미상 폐질환이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는 것.
이언주 의원은 “전염성의 원인이 아닌 특정 화학물질을 지속적으로 흡입한 결과, 해당 물질이 세기관지 주변 폐세포에 손상을 가하고 이러한 영향이 누적되어 폐조직의 섬유화성 병변이 나타난 환자와 사망자들만을 분석한 것”이라며 “그 특정 화학물질이 가습기 살균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꾸준히 연구해 온 최고의 전문가들이 영상자료와 병리자료를 면밀히 분석하여 얻은 의미 있는 결과”라면서 “정부는 이제라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인한 피해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